존경하는 의장단, 분과위원장단, 저명한 교수님들,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본인은 국제과학통일회의(ICUS)의 창시자로서 여러분들이 제16차 ICUS에 참석하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금년 회의의 주제는 '절대가치와 현대사회의 재평가'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각 분야에 대한 재평가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재평가를 함에 있어서, 나는 지식의 모든 분야를 대표하고 또 모든 문화, 종교, 인종 및 국가들을 대표하는 석학들의 모임인 ICUS보다 나은 평가단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모든 학술단체들 중에서 ICUS만이 과학의 참된 목적과 통일성을 발견하려는 근본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여러분은 ICUS가 오늘날 세계의 모든 학자들의 모임 가운데에서도 역사적인 사명을 갖고 있음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세계가 품고 있는 복잡한 문제들은 학문의 개별분야의 좁은 안목만으로는 제대로 이해될 수가 없습니다. 현대세계에 대한 적절한 재평가는 개별적인 전문학회들의 능력의 범위를 훨씬 넘어섰습니다. 그것은 세계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인간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물질적 욕구와 감성을 지닌 육체와 영적 욕구와 감성을 지닌 영인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그러한 이중구조를 지닌 인간들의 확대전개, 다시 말해서 이중구조를 가진 인간들이 일정한 질서 아래서 상관관계를 이룬 것이 국가사회요 세계인 것입니다. 세계문제의 해결을 위한 학문의 공동연구에 종교, 문화, 예술 등의 요인이 지대하게 관여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ICUS에서 현대세계를 재평가하는 일은 결국은 현존하는 동서 양대진영과 그 체제에 대한 재평가인 동시에, 제과학의 양체제에 대한 역할이 무엇이었으며, 또한 그것이 제과학의 궁극목표와 얼마나 가까운 자리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였는가도 재평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오늘날 양진영의 지도자들이 아무리 변명하더라도 기존체제와 질서가 인류의 참된행복을 보장하기에는 이미 그 한계를 나타내었으며, 현존 세계 자체가 몰락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ICUS가 오늘날의 세계를 재평가하기 위해서는 통일적인 표준과 그 중심점이 있어야 합니다. 그 중심점은 인간의 육체와 영인체의 이중적요구를 함께 관련지어야 합니다. 중세의 신본주의 사상과 종교적 독단론이 과학적 탐구를 저해하고 육체적 성취를 제한했던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계몽주의 시대 이래로 인본주의 사상가들이 종교적 신앙이 이성보다 열등할 뿐 아니라, 인간의 영성의 요구는 이성과 상충된다고 주장해 왔던 것도 큰 잘못입니다.
합리성에 대한 계몽주의나 인본주의의 강조는 자연계의 합리적 법칙을 찾는 큰 추진력으로 작용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성만으로는 이중구조를 가진 인간의 궁극목적과 유리되어 독자적으로 설 수 없고 바른방향을 세울 수도 없습니다. 인간이 영성을 무시하고 이성과 지적 성취에 만족하는 사이에 인류는 자신의 궁극목적과 연관된 선결문제들을 검토하지 않고 방치해 왔습니다. 그 결과 인간이 유물주의, 물본주의로 떨어져서 기본 존엄성마저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진리는 하나일 뿐만 아니라 그것은 자연과 인간세계를 지배하는 하나의 원리입니다. 자연계에 있어서 이 원리는 우주만물 만상의 근원입니다. 인간에 있어서 이 원리는 그 영성(靈性)과 육성(肉性)의 조화를 통한 인격을 완성하고 진·선·미를 실현하도록 인도하는 참사랑의 절대가치 입니다.
본인은 여태까지의 신본주의나 인본주의, 그리고 물본주의의 주장들이 상호 화해할 수 없는 가치들의 상충만이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의 원리, 절대가치의 미완성적이고 일면적인 표현이요, 불완전한 주장이었다고 봅니다. 인간과 현실세계의 여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주의나 주장들을 뛰어넘어 전체를 수습할 수 있는 절대가치, 하나의 원리를 찾아야 합니다.
절대가치는 궁극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까지 다다릅니다. 하나님의 존재하심을 수긍하는 것은 자연계 및 인간계에 항구적으로 작용하는 하나의 보편적 원리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바탕 위에서 상대적인 것으로 나타나는 가치들은 절대적 가치의 토대위에 상호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절대가치는 오늘날의 학자들에게 인기 있는 주제가 아니라는 것을 본인은 알고 있습니다. 먼저 절대가치와 절대주의를 혼동하는 오류에 빠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본인은 ICUS에서 수차에 걸쳐 절대가치는 하나님의 사랑에 바탕을 둔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파당적이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인간의 본성 깊은 곳, 심정에 자리하여 그 생활 속에 참사랑을 분출시키는 뿌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사랑은 만인이 하나의 심정적 동화권을 이루는 근본요소가 되고 모든 상대적인 가치들을 포괄 수용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랑에 바탕을 두는 절대가치는 일련의 이성적인 전제들이나 혹은 상대적인 주의나 신념들에 바탕을 두는 가치들보다 깊고 넓고 또 항구적 입니다.
절대가치는 합리적 사고와 상치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배후에서 그 궁극목적을 재발견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이성만으로써 우리가 인간인 것은 아닙니다. 지적 분석이 인생의 정서 및 의지, 나아가 영성까지를 충분히 평가하지 않는다면 결함투성이가 됩니다. 이성적 탐구는 그것이 참사랑에 바탕을 둔 절대가치에 의해 인도될 때에 비로소 인간의 참행복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본인은 ICUS가 오늘날 세계에 대한 포괄적인 재평가를 시작하도록 촉구합니다. 인습적인 마음과 자세는 현실의 산적한 문제들을 다루는데 충분치 못해 왔습니다. 현대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의 수습은 인간의 사정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나아가 인류의 역사를 대해 나오신 하나님의 뜻이 성취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사랑에 뿌리를 둔 초국가, 초주의, 초세계적인 절대가치에 입각하여 현대사회는 재평가되어야 합니다.
오늘날의 지식인들이 상대주의적 관점에 의하여 지배를 받는 한 제과학의 통일이나 인종, 문화, 종교들간의 화합 통일도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하나의 절대가치관을 위해서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고 쓰라린 박해를 받을 용기 있는 선구자들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기존의 부분적 관점들이 하나의 일관된 원리 속으로 편입되어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렵고도 대담한 결단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날의 제과학과 철학들이 세계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해 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자연과학이 해온 위대한 약속들은 번번이 악한 방향으로 쓰여졌고, 인류의 참된 행복만을 위해서 쓰여지지 못했습니다. 사회과학 분야도 이기적이고 당파적인 정권들의 영향하에 너무 부패되어서 많은 경우에 역기능을 발휘하여 왔습니다. 철학 역시 선이나 인간의 궁극적 이상을 향한 위대한 추구를 포기해버린, 생명을 잃은 학문이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학자들의 무기력과 소극적 자세로 말미암아 더욱 심각해져 가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연구 업적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적극적인 지도를 요하는 세계의 요청에 응해야 한다고 봅니다. 세계는 바른 가치관에 의해서 주체역량을 행사하는 학자들의 책임성 있는 실천을 요구합니다. 자각된 지성들에 의해서 학문의 연구성과가 오용되지 못하도록 그것을 막아야 합니다. 또한 학문의 업적이 부분적, 상대적 가치에만 부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우주와 인류 전체를 위한 절대가치에 부응해야 합니다.
학자들이 정치, 경제, 사회 등의 조류에 휩쓸릴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안목과 소명감 아래 전체를 계도하는 능동적인 역할을 발휘해야 합니다. 현대사회는 어느때보다도 초국가, 초인종적 협조로만 해결될 수 있는 산적한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국제화, 또 다원화한 사회에서는 특수분야의 개별적 연구성과 못지않게 행동하는 여러 지성들이 조화, 협력하면서 실천하는 일이 귀하다고 하겠습니다.
세계의 많은 학술회의 중에서 ICUS만이 절대가치와 학문의 통일성이라는 궁극의 문제를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절박한 문제는 없습니다. 하나의 절대가치를 발견하지 않고는 학문의 통일성이란 문제의 해결은 불가능합니다.
본인은 이 사명을 여러분들에게 위탁하였습니다. 이 모임이 현대사회를 바르게 평가하고 새문화 창건의 문을 여는 역사적인 일을 성취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하시는 일과 여러분의 가정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