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부분은 녹음되어 있지 않음) 한라산 꼭대기에 올라가?「아니지요. 내려가야지요. (어머님)」걸어 내려가게?「예.」무슨 빽으로 걸어 내려가나? 가 가지고 강가에 나가서 쉬었다가…. 여미지 안 가고? 어디? 「교회에 먼저 가고 싶은데….」
야야, 좀 있다가 가자! 30분 이내에 내려갈 텐데. 20분 안 걸리지?「내려가는 것은 별로….」「이건 여기까지 따라오냐? 아이고, 충신이다!」(웃음) 그게 뭐야?「녹음기입니다.」「이런 사담까지 여기에 다 들어가요. 당신이 입 벌리고 재채기해도 사진을 찍는다는 것을 알아두세요.」(웃음) 내가 일본 식구들을 데리고 우스운 얘기도 많이 했는데 다 녹음됐겠구만. (웃음) 무슨 얘기를 했는지 못 알아들으니까 행복하지 뭐. 말을 안다는 것이 한 나라를 점령하는 것과 마찬가지야.
어디 그리 가려고 그래? 좀 앉아 있지.「이렇게 하고 있을게요. (어머님)」저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도 전부 다 쳐다보잖아? (녹음이 잠시 중단됨)
……이렇게 해주면 배부를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감옥에 가면 똥통 옆에 가서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시로도(素人;경험이 없는 사람)가 들어온 줄 알아요. 뭘 해먹던 녀석이 들어왔다 이거예요.
그래도 선생님 얼굴이 나쁘지는 않은 모양이지요? ‘상통은 잘생겼구나.’ 하는 거예요. (웃음) 뭐라고 해도 들은 체 만 체하고 ‘아이구, 세상을 살다 보니 가다가 길가에서 발이 차여 가지고 발톱도 빠지는 일이 있는데, 인생살이가 다 그렇지요? 당신도 그래서 여기에 오지 않았소? 나도 그런 사정 가운데 여기에 들어왔으니 그렇게 천대하지 마소.’ 하면서 차원 높은 얘기를 시작하면 엿봐요. 자기보다도 낫다고 생각한다구요. 몇 번만 하게 되면 올라오시라고 하는 거예요.
재미있게 한 사흘만 얘기해 줘 보라구요. 감방장이 자기 자리에 앉으라고 하는 거예요. 어떻게 올라가겠어요? 올라가려면 순차가 있어서 중간에 나가야 올라가는 거예요.
아침이 되어 식사시간이 되면 감방장이 ‘식사를 하기 전에 내가 기분 좋게 한마디하겠는데, 나는 기분 좋지만 여러분은 기분 좋지 않을 거요. 그래도 하면 좋겠소?’ 하면 ‘그래요.’ 해서 ‘신세 사나운 녀석이 들어와서 똥통 옆에 있는데, 가만 보니까 저 사람 며칠만 쭉 보면 나처럼 좋아할 거야.’ 하는 거예요. 좋게 알았으니까 다 좋을 것 같으니까 마음대로 하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 가지고 ‘내가 물어 볼 것이 많고 의논할 것이 많으니 내 옆에 와 앉게 하는데, 3일 동안만 있게 하겠소.’ 하는 거예요. 그래, 그 자리에 앉아서 다 코치해 주는 거예요. 석 달만 있으면 그 사람이 쫓겨나지요. 3일도 안 돼 가지고 자기는 무슨 경력이 있기 때문에 자기에게 필요한 얘기를 전부 다 해 달라고, 그럴 성싶은데 한번 얘기해 달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 재미있는 얘기를 하루만 하게 된다면 눈이 다 풀어져서 변소를 가도 눈 바라보고, 물을 마셔도 바라보고 그러는 거예요. (웃으심) 하루 이틀도 안 가 가지고 전부 다 ‘아, 좋습니다!’ 하는 거예요. 며칠만 하게 되면 전부 다 밤잠 안 자고 얘기하는데, 하루에 장편소설을 하나 엮어서 재미있게 얘기하는 거예요. 그때는 원맨쇼 모양으로 말을 탄다면 ‘떠그덕 떠그덕’ 하며 달리는 흉내를 내고, 별의별 놀음을 다 하는 거예요. 그래 놓으면 감방이 얼마 안 가서 하나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말해 먹고 사는 사람이 그런 것도 할 줄 알아야 돼요.
선생님이 무슨 제목을 정해 놓고 말해요? 오늘도 제목도 없이 자동적으로 기계를 틀어 놓으면 소리나는 거와 마찬가지로 말하는 거예요. 녹음된 기계소리 모양으로 해먹는 거라구요.
경험이 많으면 경험의 일단을 붙여서 말하는 거예요. 꽃이면 꽃을 중심삼고 키우는 방법, 소나무면 소나무에 바람 불 때 나는 신비스러운 소리, 달빛 사이로 비쳐지면 그 야경에 대해 얘기하는 거예요. 그 야경이 얼마나 신비로운 줄 알아요? 그런 경험을 갖다 붙여 놓으면 명작이 되는 거예요. 누구든지 감동할 수 있는 추억의 명상적 표제가 되어 생애를 중심삼고 비교해서 자기도 해먹겠다고 하는 거예요. 그렇게 하니 잊을 수 없는 가르침이 되는 거라구요. 안 그래요?「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좋을 수 있는 것을 얼마든지 연습해야 되는 거예요. 이렇게 한참 얘기하다 보니까 내가 부끄럽다! 총각이 색시를 얻으려고 하는데 장인 장모 될 사람 앞에 말을 하면 얼마나 부끄럽겠어요? (웃음) 그때는 그런 표정을 하는 거예요. ‘야, 저렇게 얘기하던 사람도 부끄러우니까 형편없이 나보다 더 부끄러워하는구만.’ 하는 거예요. 또 그렇게 생각하면 부끄러운 표정도 할 줄 알고 그래야 된다구요.
또 잘난 미인들을 대해서 속닥거리는 얘기도 할 줄 알아야 돼요. 다 할 줄 알아야 돼요. 좋은 사람을 만나면 이런 데에서는 사탕도 좋지요. ‘사탕 없습니까?’ 하고 던져 주는 거예요. ‘이것 없지요?’ 해서 없으면 던져 주는 거예요. 받고 욕을 하겠어요, 어떻게 하겠어요? 고맙다고 하겠어요, 욕을 하겠어요?「고맙다고 합니다.」고맙다고 하는 거예요. 다 그렇게 사귀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포켓에는 쓸 수 있는 푼돈도 가지고 다니고, 아기들을 위해서 과자 보따리를 가지고 다녀야 된다구요. 아기들하고 친해야 될 때도 있잖아요? 손수건 같은 것도 요즘에는 하나밖에 없지만, 옛날에는 다섯 장씩 가지고 다녔어요. 어디 교회에 가서 쓰다가 주게 되면, 준 사람은 만년 그것을 자랑하는 거예요. 이게 선생님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손수건을 받을 때 만났던 사람들은 인상적이기 때문에 그 손수건이 회상시킬 수 있는 좋은 보물이에요. 그것 남겨 놓는 것이 왜 나빠요?
그렇기 때문에 어디 가더라도 빚지고 다니지 않아요. 이것도 우리 엄마가 해준 거예요. 남자는 이런 손수건을 안 가지고 다녀야 된다는 거예요. 뭐가 이렇게 복잡해요? (웃음) 임자네들은 내가 이런 것을 했다고 봐요, 어머니가 했다고 봐요?「어머니가 하셨다고 봅니다.」그러니까 ‘아이구, 남자 포켓에 이런 것이 들어가 있다!’ 하는 거예요. 여자들이 좋아하는 것인데 주면 어떻게 되겠어요? 이것을 쓸 때마다 나를 생각하는 거예요. 지나가는 길가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면 틀림없이 손수건 때문에 걸려들어 오는 거예요. 교회로 오는 거예요. 또 그렇게 하는 거예요.
원리를 알아 가지고 그걸 이용 못 하는 사람들은 망해요. 망한다고 보는 거예요. 어디 동네에 가더라도 사람 짓을 못 해 가지고 쫓겨나는 거예요. 그래서 선생님은 배고프면 쓱 가서 얼굴을 보면서 손을 내밀어요. (웃음) 손을 내밀면서 들어가는데 얼굴을 보고 뭐라고 하겠어요? 당신도 손을 내밀라고 하면서 ‘손잡아 주기를 바라오, 빵 주기를 바라오?’ 하는 거예요. 그러면 웃으면서 빵 주기를 바란다고 하는 거예요. 손을 잡아 주려면 뭘 줘야 될 것 아니에요? 웃었으니까. 다 그러는 거예요.
그렇게 한번 하게 되면 다음에 올 때는 점심을 사주겠다고 하는 거예요. 정말이라구요. 어제 먹고 또 점심 먹으러 가는 거예요. 싫지 않으면 그렇게 말하게 되어 있지, 도망가겠어요? 만난 인상이 그래도 자기가 생각하던 인상이라고 하면 빵 하나 주었다면 점심 사주겠다고 하는 거예요. 좀더 가까우면 ‘당신, 혼자 살우?’ 해서 시집가겠다고 하는 거예요. 그렇게 되는 거예요. (웃음)
그렇기 때문에 이용해 먹는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는 거예요. 이래 가지고 자기에게 줄 수 있는 것이 틀림없이 좋은 것이 있다고 하기 때문에 마음은 안다는 거예요. 작은 것은 비교해서 가치 없는 것은 다 잊어버리고 가치 있는 것만 남기는 거예요. 그럴싸, 안 그럴싸?「그렇습니다.」교구장님들! 교구장 선생님들! 하나님의 아들딸들!
내가 때로는 곽정환한테 ‘곽 선생님!’ 하는데, 이래 놓으면 이렇게 컸다가 싹 움츠리는 거예요. 그게 필요하다구요. 농하는 가운데 가르치는 거예요. 쓱 한마디 모른 체하고 하는 거예요. 자기는 모르는 줄 알거든. ‘이런 일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사돈!’ 이러는 거예요. (웃으심) 모르는 걸 알고 ‘이런 일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사돈!’ 하면 뭐라고 하겠어요? 도망가고 날아가고 싶을 것 아니에요? 그런데 앉으려니 얼마나 거북해요? 이런 한마디 말에도 거북한데 앞으로 잘못해서 적발되어 지적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이거예요. 반성하라는 거지요.
어떨 때는 입을 다물고 있는데 ‘무엇 잘못한 모양이지? 왜 입을 다물고 힘 주나?’ 하는 거예요. (웃음) 그런 말을 할 때 어떤가 해서 그 표정을 보려고 하면 틀림없이 그렇게 하거든. 사람을 그렇게 간섭하고 관찰하고 비교해서 어떻다는 것을 아는 거예요.
이건 또 뭐야? 포탄, 지뢰를 갖다 놓는 것보다 놀랍다구요. (웃음) 여기에 와서 이런 얘기도 했다고 해야 여기가 유명해지잖아요?「예.」그러니까 따라오기를 잘했어요, 못했어요?「잘했습니다.」잘했으니까 나는 손해났으니까 내려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