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의장, 고명하신 학자 및 성직자 제위(諸位), 세계종교청년대회(Youth Seminar on World Religions)의 참석자,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본인은 `하나님에 관한 오늘의 토의' 제4차 회의장소인 동시에, `제3차 세계종교청년세미나'의 종착역이기도 한 여기 한국까지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입니다.
이 두 행사가 오늘 이렇게 한국에서 합류하게 된 것은 실로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세계종교들의 유일한 집결지였습니다. 일찌기 불교와 유교가 여기서 그 뿌리를 깊이 내리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재래 단군신화와 토속신앙의 흐름 속에 융합되어 내려왔습니다. 또 1984년은 천주교의 한국전래 200주년이요, 개신교 한국전래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단일문화권 속에서 주요 종교들의 상호공존과 상호비옥화 과정이 역사적으로 진행되어 온 이곳은, 다양한 종교 교훈들이 이 `은둔자의 나라' 백성들의 가슴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토양에서 우리의 통일운동(Unification Movement)이 태동되어 나왔으니, 이 운동은 범세계적 차원에서 `다양성 안에서의 합일'을 모색하며, `하나님 아래 전인류가 한 가족'임을 깨달은 바탕 위에 사랑과 공감과 조화의 세계를 이루고자 하는 운동입니다.
이러한 이상세계를 창건하기 위해서, 우리는 전체적인 모델, 즉 청사진을 가져야만 합니다. 통일운동이 제시하는 이상세계상은 마음과 몸이 일치된 완성한 한 인간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중심한 인간의 정신적 및 영적 생활로부터 삶의 이상과 목적이 나옵니다. 신경조직은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각 세포에게 전달하고, 사지백체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두뇌에 전달합니다. 이 수수(授受)의 과정이 순조로울 때 개인은 조화로운 상태에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인류 전체의 정신적 및 영적 생활이 한 개인의 그것에 견줄 수 있다면, 인류 사회의 경제적 및 외적 측면은 개인의 신체에 견줄 수 있겠습니다. 인류의 영적 이상과 하나님을 향한 염원과 사랑은 종교를 통하여 사회와 문화 속에 표현되며, 그를 중심으로 신학, 철학, 예술 및 모든 문화가 회전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종교지도자, 신학자 및 철학자들은 마치 인체의 신경조직과도 같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메시지를 해독하여 전인류에게 전달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현실을 개선하고 새로운 문화혁명을 성취하는 데 있어서, 종교지도자 및 학자 여러분께서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본인은 믿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종교지도자들과 학자들은 고대 인도, 중국, 중근동 및 희랍에서 문화창건의 선구자들이었습니다. 이것은 초기 기독교와 이슬람문화권에서도 예외가 아니었고, 문예부흥, 종교개혁, 또는 계몽사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과학기술의 급속한 성공과 더불어, 종교는 현실세계의 제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하고 있으며, 종교의 이러한 모습에 환멸을 느낀 수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의 반종교적 기치(旗幟) 아래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산주의는 폭력을 수단으로 삼고 있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거부하며, 제종교의 목표를 좌절시키고, 인류의 안목을 물질적 차원에 국한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에 기울어진 상당수의 사람들이 나름대로 높은 꿈을 지녔고, 인종과 국가의 담을 넘어 활동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본인이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들의 정열과 이상주의는 신 중심의 사상과 활동에 의해서만 보완되고 완성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종교지도자들과 학자 여러분께서 헌신적으로 앞장서야 할 시대적 요청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회의(God's Conference)와 세계종교청년세미나(Youth Seminar on World Religions), 또 국제종교재단(International Religions Foundation)의 제반 활동은 이런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기구요, 실험대요, 광장인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학문과 여러분 자신을 세계와 하나님 앞에 봉헌하도록 소명을 받고 계십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을 대변하고,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사랑과 희망을 이웃에게 전달하고, 세상 사람들이 인류와 하나님께 봉사하는 일을 돕는 사명을 받고 계십니다. 이것은 여러분의 교회나 사원이나 회중을 일깨워, 하나님을 중심한 자유와 평화의 세계를 이루는 데 동원하는 일로 연결될 것입니다.
이 세속적 시대에 종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물어 오는 분이 많습니다. 거기에 대한 본인의 소견은, 세계 종교들이 가치관의 보편적이고도 불변적인 토대, 즉 절대가치를 제시하여 모든 정부들이 그 위에서 참된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해야 할 것이고, 과학기술이 바른 가치관 아래서 인류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향도해야 할 것이며, 지상의 모든 문화권들이 신 중심의 전통하에 순화되고 고양되어 만인에게 공유되며, 길이 후대에 전승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진실로, 본인이 말하는 이러한 이상은 지상에 하나님의 왕국을 세우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이 일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본인이 너무 이상주의적이라고 평을 해오고 있으며, 본인도 이것을 시인합니다. 그러나 본인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본인을 직접 부르셨으며, 이러한 사명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본인은 지금까지 하나님의 이상을 가르치는 데에만 그친 것이 아니고 지상에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일에 생애를 바쳐 왔습니다. 그동안 본인이 추진해 온 선교, 교육, 학술, 승공, 종단 및 교단간의 화해, 사회봉사 등의 활동이 그것입니다. 이중에서도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종단 및 교단간의 화해운동입니다.
오늘날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수많은 기독교파들 사이에서, 여러 세계 종교들 사이에서, 그리고 각 세계 종교 내부에서 빚어지고 있는 상호 몰이해의 현상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종교 공동체들간의 대립과 적대감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수세기 동안에 벌어졌던 종교전쟁은 오늘도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상호일치를 위한 수많은 운동들이 시도되어 왔으나, 독실한 신앙자들 사이에는 아직도 불관용, 종교적 편협 및 종교적 교만의 풍조가 팽배해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종교들이 같은 하나님을 섬기고, 심지어 같은 교리를 갖고 있는 경우가 빈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인들은 상호탄압과 적대행위를 계속해 왔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교단주의나 교리나 파당주의를 초월해 계신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되겠습니다. 하나님의 목적은 언제나 전인류를 구원하시는 데 있어 왔고, 특정 민족이나 인종이나 종교단체만을 구원하시려는 것이 아니었으며, 이것은 지금 이 시간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종교인으로서 우리가 상호간의 싸움과 적대행위를 종식시키지 않는다면,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을 도울 수가 없습니다. 많은 종교지도자들이 이것을 절감하여 왔으나, 여러 복잡한 이유 때문에 이 문제의 해결은 번번이 좌절되어 왔습니다.
본인이 강조해 온 것은, 세계평화를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 바로 종교간의 화목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어느 한 종교가 하나님을 완전하게 대변하는 일은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종교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견해들은 필연적인 산물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한 하늘 부모의 자녀들인 연고로, 우리는 한 대가족 안의 형제자매들인 것이며, 따라서 종교간의 갈등과 증오는 불필요한 것들입니다.
본인은 일찌기 영적 탐구의 길에서 하나님과 여러 차례 대면하였고, 세계 종교의 창시자들과도 영적으로 만났습니다. 지금도 본인은 계속해서 하나님의 임재와 그로부터 오는 영감의 교신을 생활 속에서 체휼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안 계신다면, 억압받고 착취당하던 약소민족의 땅 벽촌에 태어났던 한 사람이 어떻게 몰이해와 핍박 속에서 세계적인 영적 기반을 닦을 수 있었겠으며, 오늘 세계종교지도자들의 이 수준 높은 모임을 주최하고 이런 연설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 통일운동의 목표와 수단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지침에 의해 설정되고 채택되어 왔다는 사실을 밝혀 두고자 합니다. 즉 여기 이 모든 것은 본인의 사적 소견이나 활동이 아니고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연유된 것들입니다.
국제종교재단(IRF)은 1993년에 세계종교의회를 개최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는 1893년에 시카고에서 열렸던 세계종교의회의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1993년의 이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두 차례의 예비 모임이 있게 될 것인데, 그 하나는 1985년 말에 뉴욕시 근교에서 있을 예정이며, 또 하나는 1989년에 있게 될 것입니다. 이 예비 모임에는 각각 700명 이상의 종교지도자, 학자, 평신도 대표, 예술가, 그리고 청년들이 참석하게 될 것입니다. 이 두 예비행사와 1993년의 본행사는 그것들로 그치지 않고 미래의 더 큰 모임들에 연결되도록 추진될 것입니다.
어쨌든 이 행사들은 세계적으로 초종파의 광장을 마련하도록 설계되고 있으며, 그 목적은 모든 생명체에 내재하고 있는 보편적인 원리를 밝혀 나아가고, 그 원리의 다양한 발현을 충분히 고양시키려는 데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세계종교의회는 전인류가 희구하는 세계평화의 성취도 모색할 것입니다. 그 참석자 전원에게 현대의 영적 상황과 당면한 문제들에 관한 각자의 의견을 주고받을 기회가 제공될 것입니다.
그 목적은 정치적 또는 교리적인 입법을 하자는 것이 아니고, 세계 종교들간의 상호존경심을 북돋우고, 종교간의 협조를 장려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의회의 주제는 `영적 쇄신과 신 중심의 세계평화 실현'이며, 이에 연관되는 여타의 다양한 문제들도 아울러 토의될 것입니다.
이 자리에 와 주신 데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본인은 이번 대회가 인간의 생각을 표준으로 하여 하나님을 생각하는 모임이 아니라, 하나님의 본래의 이상을 탐색하는 모임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진지한 연구와 토의로 말미암아, 이 시대를 대하시는 하나님의 소원이 크게 발현될 것을 빌어 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