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의장, 그리고 참석자 여러분!

금번 제8차 국제과학통일회의에 참석할 것을 결정해 주신 데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참석 덕분에 이 회의가 매년 그 중요성을 더해 가고 있습니다. 본 회의의 창시자로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과학기술이 오용되고 있는 이유

금번의 테마인 '절대가치 추구에 있어서의 학술적인 책임'에 관련한 '과학의 한계와 하나님'에 대해서 몇 가지 의견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근래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서 인류는 큰 기대를 갖고 있으며, 과학 기술의 진보를 통해서 영적, 물질적 곤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음을 믿어 왔습니다. 인류에 공헌하는 것으로서 종래의 사명을 자각해 온 과학자들은 궁극적인 과학적 진리를 추구함과 동시에 한편으로 과학기술이 인간의 생활에 있어서 모든 면에 응용되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들이 얻은 것은 눈부신 경제적 발전, 물질적 풍요, 그리고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육체적 평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공적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과학기술은 큰 결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들이 공해, 자원고갈, 비인간화, 원자핵무기의 축적을 가져왔습니다. 즉 인류의 행복을 목적으로 해서 시작된 과학은 그 성공과 더불어 공포와 불안감까지도 가져왔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곧 과학적 중립성을 고수해서 목적이나 가치에 관한 고려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가치관 정립의 필요성

제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은 그 기원에서부터 가치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물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창조목적에 부합하는 명확한 가치관을 가지고 살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원래 거대한 가치관을 소유해 온 창조물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그 가치관을 무시하고 과학의 만능성을 믿고 그것을 만병의 약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 결과 과학기술은 점점 공해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과학은 인간생활에 있어서 단순한 수단이며 목적일 수만은 없습니다. 인생의 목적은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실현하는 데 있습니다. 인간은 영(靈)과 육(肉)의 결합체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육적 생명을 바탕으로 해서 가치 있는 인생, 곧 사랑과 진리와 선과 미의 생활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편의적으로 말하자면 과학기술은 영적 생활에 부합되고 육적 생활에 필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가치 있는 생활을 강조하지 않거나 무시하는 과학은 도리어 가치관의 파괴를 가져오며 오늘날과 같은 공포와 불안의 현실로 이끄는 것입니다. 이 불안한 현실에서 인간을 구하는 것은 진정한 가치관을 추구하고 발견함으로써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과학은 말할 것도 없이 절대가치에 기인한 이 가치관에 일치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절대가치는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제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며,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한 진리와 선과 미가 곧 절대가치입니다. 결국 과학기술의 악용에 따르는 피해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는 것은 과학 자체가 하나님을 인식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같은 방향에 그 기술을 응용할 때에 가능합니다.

진리추구에 있어서 과학의 한계

다음으로 자연계의 진리를 추구하는 데 있어서 과학만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20세기에 접어들어 과학은 겨우 철학의 영역에 들어와 진리를 추구하도록 강요받게 되었습니다. 동양과 서양의 고대철학이 그러했듯이 과학은 우주의 기원에 관한 문제를 취급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특히 물리학과 생물학은 지금까지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해결점을 찾지 못한 본체론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양자물리학, 분자물리학에 있어서의 일부 실험은 이와 같은 본체론적 문제를 탐구하기 위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즉, 물리학은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서 물질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과 함께 본체론을 연구해 왔습니다. 첫째의 회답은 원자이고, 둘째번 회답은 소립자였습니다. 결국 양자역학의 회답은 물질의 소립자를 에너지 그 자체에 결부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생물학에서 생명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하는 본체론적 문제를 취급한 끝에, 생명의 비밀은 DNA의 특성에 있다는 회답의 시사를 얻었습니다.

이와 같이 해서 우주의 진리를 추구하는 가운데 자연과학은 많은 사실을 발견하고 있으며, 놀라울 정도의 지식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인간이 제기하는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아직 멀다고 봅니다.

양자물리학은 물질의 바탕이 에너지라는 것을 확신하나 우리들은 아직도 에너지의 근원을 알지 못하며, 그 이전의 존재단계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습니다. 또 에너지가 왜, 어떻게 해서 그 이전의 단계에서 존재의 단계로 융합하는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왜 다양한 분자가 존재하게 되었을까? 왜 분자는 각각 양이온(+)과 음이온(-)의 독특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등의 많은 문제는 아직도 명백하지 않습니다.

분자생물학은 생명의 본질이 DNA정보에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나, 거기에도 중대한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DNA정보를 구성하는 4개의 구성단위는 어떻게 해서 그 정보를 얻게 되었을까 하는 것 등입니다.

과학이 진리를 추구하는 속에서 놀라울 정도의 발전을 이루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아직 풀리지 않고 있는 과학 자체에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이들 남아진 과학적 문제는 오늘날 자연과학의 영역 밖에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이 직면한 최후의 도전

오늘날까지의 과학은 진리를 추구함에 있어서 특정 현상에 대한 직접적 원인을 연구해 왔으나 존재의 전체적 동기나 이유에 대한 탐구를 취급해 온 적은 없었습니다. 따라서 과학이 직면한 최후의 도전은 존재의 궁극적 이유에 대한 문제입니다. 물질의 본질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 속에서 아직도 탐구되지 않고 있는 것은 존재의 이유입니다. 생명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 속에서 생명의 '존재의 이유' 그 자체가 탐구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제기하고자 하는 것의 이유를 좀더 명확하게 하자면, 먼저 목적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고, 그 목적성을 인정하기 전에 그 목적을 만들어 낸 의지, 즉 만물을 초월하는 '우주적 의지'를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우주적 의지를 하나님이라고 부를 때, 미해결의 문제를 명확하게 할 수 있는 최초의 단계는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깨닫는 것이며, 둘째 단계는 물질과 생명의 현상에서 육적, 화학적 요소와 더불어 각자의 것을 일정한 목적으로 향하게 하는 원인적 동기가 존재하는 것을 감지하는 일입니다.

이상을 간추리면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발전해 온 과학은 오늘날 인간의 생활에 장애와 피해까지도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피해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하나님의 사랑을 중심으로 하는 진정한 가치관 아래 과학을 발전시키는 데에 있습니다.

보다 많은 과학자들이 과학이 한계에 다다른 것을 인정하게 된다면, 그들은 이 한계를 초월할 수 있는 열쇠는 모든 물질 및 생명적 현상 뒤에 하나님의 창조목적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동기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상 제가 말씀드린 점이 오늘날 과학이 직면한 가장 중요하고도 절실한 문제라고 저는 확신하는 바입니다. 금년 주제를 다루는 저명한 학자님들이 토의하는 문제에 참고가 된다면 다행한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절대적 진리에 관한 여러분의 연구와 진리추구가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이 회의의 발표에 나타나는 여러분의 노력의 결실이 세계평화에 공헌할 것을 나는 확신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과학의 한계와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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